배틀그라운드 개발사 크래프톤 김형준 PD, "인조이는 열린 개발 문화의 산물"
크래프톤이 19일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발을 총괄하는 김형준 PD는 ‘인조이’가 크래프톤의 열린 개발 문화 덕에 세상에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크래프톤 내부에서는 항상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개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인지도가 너무 낮다는 우려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개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팀에 힘을 실어 줬다고 강조했다.
이하는 QA 전문입니다.
Q. 게임스컴에서 공개한 버전 이후 게임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김형준 : 오늘 영상에서 공개한 것처럼 건축 요소를 증가시켰고, 모션을 AI로 생성하는 것을 개발했다. 이미지 한 장으로 포즈나 동작을 넣으면 조이가 이를 똑같이 따라 한다. 실제로 이 기능들을 잘 연결하면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일례로 의자 대신에 놀이기구를 놓으면 그 위에 앉을 수 있다. 이외에도 유아에 대한 것들에 집중했다. 아기가 기어다니거나 쇼파를 잡고 일어설 수도 있고, 엄마가 아이를 안고 이동할 수 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스마트조이를 개발하려 하는지
김형준 : 첫 번째로 조이가 자신의 주변 환경과 감정을 탐색해서 적절한 속마음을 말해주는 걸 의도했다. 과거에는 게임에 넣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캐릭터가 사고했는데 AI를 사용해 감정, 개인 관계, 환경정보를 주면 거기에 맞게 조이가 스스로 생각한다는 걸 알게 됐다.
두 번째로 원래 게임을 시작할 때 감정이나 기질 등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프롬프트에 성격을 작성해 거기에 맞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걸 개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인조이’가 현존하는 게임 중 AI와 가장 친화적이라고 생각한다.
Q. 크래프톤이 출시한 게임 중 시뮬레이션 장르가 처음인데 본사의 개발 특수성을 살린 게 있나. 또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가 있다면
김형준 : 많은 분의 생각과 달리 크래프톤은 정말 다양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 개발 문화가 열려있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인조이’가 출시된 것도 그런 문화 덕이라 할 수 있다. ‘인조이’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국내에서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인지도가 높지 않아 우려하는 시선이 있었음에도 개발을 계속할 수 있게 해줬다.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굉장히 빨리 만들어서 크리에이터들의 평가를 받고 다음 스텝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Q. 심즈처럼 연령대를 변경할 수 있는 비약이 있는지. 또 직접 콘트롤하는 조이 외에 다른 조이를 수정하는 기능을 도입할 것인지
김형준 : 현재 상태의 외형을 고정하는 노화 방지는 옵션으로 들어가 있다. 또 인조이는 심즈와 다르게 군중 100여명이 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다. 다른 조이랑 동일하게 자기 의지를 보유했다. 현재 해당 조이들의 외형을 변경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도시 편집으로 군중들의 의상을 모두 바꾸는 기능도 고려 중이다. 모두의 복장을 산타클로스로 교체할 수도 있다.
Q. ‘인조이’는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가. 아니면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릴지
김형준 : 인생 시뮬레이션은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다. 올해 게임 개발자로 25년 차인데 ‘인조이’는 만들어본 그 어떤 게임보다 시스템이 복잡하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굉장히 많은 시스템의 조합으로 만들어져있다. 하나의 시스템을 생기면 다른 모든 시스템에 영향을 미친다. 일례로 임신한 여성이 운전하는데 아이가 태어난 상황을 가정해 보자. 이런 상황을 모두 처리하는 게 쉽지 않다. 여러 상황에 대응해 게임을 만들다 보니 이용자 분들도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점을 재미라고 주장하고 싶다.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됐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하나씩 배워가면서 깨닫는 즐거움이 있다.
Q. 언리얼엔진5를 선택했는데 개발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김형준 : 원래 제품이 출시됐을 때 가장 먼저 사는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다. 언리얼엔진5 출시 초기부터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 이를 최대한 잘 활용하기 위한 R&D가 정말 많이 필요했다. 엔진이 정상화되도록 에픽게임즈와 함께 노력했다. 그래도 언리얼엔진5는 정말 좋은 엔진이다.
개발하면서 실시간 엔진과 간접광 시스템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픽 옵션을 최대한 세분화해 저사양에서도 게임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개발했으며, 각 사양마다 최대한 차이점이 적도록 조정하고자 했다.
Q. 게임 내에서 조이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기능에 대한 업데이트 계획은
김형준 : 스마트폰 앱 업데이트도 계속 이어가려고 한다. 원래 상대방과의 케미를 알아볼 수 있는 소개팅 앱같은 것도 넣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이번에는 못 넣었다.
현재 게임에 버블리라는 SNS가 있다. 내가 다른 조이와 싸웠을 때 이를 통해 안 좋은 소문이 나고 문자로 반응이 오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앱에서 SNS를 직접 켜서 보고 댓글도 달면서 싸우는 방식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아직은 그런 기능을 구현하지 못했다. 예전에 사귀었던 사람의 위치를 추적하는 기능도 넣고 싶었는데 계속 보완하면서 완성해 나가려고 한다. 소개팅 앱은 금방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Q. 캐릭터에 자연어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 개발 중인 걸로 보이는데 진척 사항은
김형준 : 자연어로 입력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었지만 죄송하게도 한계를 느꼈다. 인조이가 생각보다 복잡한 사고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도시 하나에 전체 조이가 400명 정도 움직이고 있으며, 한 조이당 600개가 넘는 정신 옵션을 가지고 있다. 그걸 모두 담고 있는 상태에서 문자를 받으면 업데이트가 돼야 한다. 자연어를 분석해서 조이들이 가지고 있는 감정 상태를 반영하려다 보니 생각 이상으로 너무 복잡해졌다. AI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최적화된 이후에는 그런 기능을 추가하고 싶다.
Q. 조이가 게임 내에서 동성과 연애 관계를 맺을 수 있나. 성적 지향이 고정돼 있는지 아니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김형준 : 성적 지향이 유동적으로 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 게임을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으며 동성연애는 가능하다. 성에 대한 변화도 가질 수 있다. 조이를 생성하는 창에 가면 성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Q. 처음 선택한 도시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에 가거나 거기에 존재하는 조이들과 사귀는 게 가능한지
김형준 : 로드맵에 관련 계획이 있다. 12월 업데이트로 기억하는데 도원에서 블리스베이로 이사를 갈 수 있다. 이사를 가게 되면 블리스베이에 있는 조이를 친구로 사귈 수 있고 여러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
Q. 현재 운전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고 했는데 맵이 넓지 않아서 그런건가. 아니면 조정이 필요해서 그렇게 한 건가
김형준 : 솔직히 ‘인조이’의 맵이 레이싱게임에 비하면 작은 편이다. 모든 곳에 집과 사람이 있어 정말 크게 만드는 게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처음 만든 게임이 레이싱게임이었는데 해당 게임 대비 인조이의 운전 퀄리티는 낮은 편이다. 완성도에 만족할 수가 없어서 수동 운전 옵션을 꺼놓을 걸 디폴트로 했다. 수동 운전 옵션을 키면 돌아다닐 수 있지만 레이싱에 특화된 게임만큼의 퀄리티를 구현하는 건 어렵다는 걸 양해해달라. 물론 계속 게임을 만들어나가고 있으며 퀄리티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Q. 콘솔, 모바일 등 크로스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 있는지
김형준 : 개발팀 내부에서 콘솔과 다른 OS에서 작동할 수 있는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다만 모바일 버전을 현재 개발 계획이 없다.
Q. 건축 디자인의 지향성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김형준 : 지금까지는 현대적인 건축 디자인을 만들었다. 향후에는 초현실이거나 레트로한 의상과 가구, 건축 디자인을 제공하려고 한다. 로드맵에 따라 리소스는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Q.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가족 영상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저출산이 전세계적인 문제인데 인조이가 일부나마 게임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것도 기획 단계에서 의도를 한 건지
김형준 : 정확하다. 게임에 가족애라는 파라미터가 있다. 모든 개발자는 자신만의 철학이 있는데 나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게임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Q. 통제할 수 없는 조이의 인생 사건에 이용자가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지
김형준 : 게임을 열심히 하면서 야망과 목표를 달성하면 ‘냥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를 모아 도너츠를 살 수 있으며, 도너츠를 먹으면 삶에 필요한 욕구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거기에 노화를 방지하는 기능을 넣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또 도시 편집 안에 조이들을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모두 다 건강해라’, ‘싸우지 마라’라고 설정하면 확률적으로 병사나 다툼을 방지할 수 있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형준 : 오늘 너무 많은 기자분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인조이’가 앞으로 세상에 나와서 살아갈 길이 험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용기를 가지고 게임을 계속 완성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들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 내용출처 : 경향게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