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인조이' 3월28일 출시. 출시전 플레이 후기
크래프톤이 오는 3월 28일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얼리액세스 버전을 출시한다. 심즈 시리즈로 대변되는 인생 시뮬레이션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한 장르로 서구권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본지는 크래프톤 측의 협력을 얻어 게임의 테스트 버전을 사전에 플레이해 볼 기회를 얻었다.
‘인조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요소는 단연 그래픽과 기술이다. 장르의 최신작으로써 언리얼엔진5로 구현된 현실적 비주얼과 AI 콘텐츠는 그 자체만으로 타 게임과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나 건축은 취향이 맞는 이용자에게 적지 않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디테일도 준수한 편이다. 결국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용자의 선택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결과다. ‘인조이’는 예측이 가능한 결과와 그렇지 않은 결과를 적절히 섞어서 진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 물론 선택지 자체도 정말 많이 마련돼 있다.
다만, 게임이 장르 초보자에게 친절한 편은 아니다. 자유도가 높고 고려할 요소가 많은 만큼 이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이 들며,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주어진 길을 걷는 것보다 스스로 개척하는 방식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분명 ‘인조이’가 가진 매력에 푹 빠질 것이라 확신한다.
최첨단 기술과 압도적 비주얼
‘인조이’의 가장 큰 장점은 최신 게임에 걸맞은 기술과 비주얼을 보유했다는 것이다. 심즈의 최신 시리즈인 ‘심즈4’는 이미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만큼 이런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한 편이다. 반면, ‘인조이’는 언리얼엔진5로 제작된 사실적인 그래픽으로 플레이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AI를 활용한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했다.
고도화된 비주얼의 매력은 도시를 탐험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볼 때마다 극대화된다. 기자는 한국을 모티브 삼은 도시 ‘도원’을 선택해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실제로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공원의 야경이나, 상점이 모여있는 먹자골목, 전광판이 자리한 중심지 등이 세밀하게 구현된 걸 보면서 크게 감동받았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과 건축 시스템에서도 앞서 언급한 두 장점이 드러난다. 뛰어난 그래픽으로 구현된 조이와 건물은 이를 디자인하는 이용자에게 굉장한 의욕을 선사한다. 이외에도 ‘인조이’는 AI 기반의 자체 툴을 지원해 누구나 창작 활동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동영상이나 이미지를 활용해 조이의 움직임이나 포즈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AI 모션 제작 기능은 이용자들의 2차 창작 콘텐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큰 인기를 얻을 걸로 예상된다.
절묘한 밸런스로 구현된 인간관계
누구나 살면서 계획을 세우고 어려움에 대비하지만,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인생이다. ‘인조이’는 이용자가 계획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요소와 갑작스레 발생하는 돌발 변수의 밸런스를 잘 잡아냈다. 이를 통해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묘미를 최대한 리얼하게 구현해 낸 게 특징이다.
이용자는 인게임 캐릭터 ‘조이’를 만들 때 기질이나 삶의 방향성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가치관이나 능력치 상승과 관련된 것들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조이’와의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사랑, 우정 등과 같은 감정 파라미터를 손쉽게 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기자는 처음에 직접 콘트롤할 수 있는 ‘조이(이하 나)’와 동거인 ‘조이(이하 동거인)’를 하나씩 만들어 빠르게 결혼시키고자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관계 증진을 시도했다. 그러나 자고 일어나자마자 갑자기 나에게 신경질을 내는 동거인, 운동을 하고 있던 동거인에게 갑자기 다가가 말싸움을 거는 나를 보면서 타 게임처럼 정답지만 골라 효율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걸 통감했다.
게임도 삶도 결국 배움의 과정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김형준 PD가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직접 언급했듯이 ‘인조이’는 초보자가 적응하기 쉬운 종류의 게임은 아니다. 배고픔, 수면 등 기본적인 욕구를 자동 조작을 통해 해소하게 하거나, 시간의 흐름을 빠르게 만드는 등의 편의성을 고려한 기능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핵심적인 콘텐츠를 즐기려면 직접 탐구하고 배워야만 한다.
일례로 ‘조이’의 정신적 요소가 결합돼 발생하는 ‘기대’는 오로지 이용자 스스로의 힘으로 달성해야 하는 일종의 퀘스트다. 뜬금없이 낚시가 하고 싶다는 ‘조이’ 때문에 기자는 ‘도원’의 모든 스팟을 샅샅이 뒤졌고, 겨우 낚시를 할 수 있는 포인트를 발견해 퀘스트를 달성했다. 이외에도 ‘편지를 써라’, ‘기부를 해라’ 같은 퀘스트를 달성하기 위해 우체통이나 ATM기를 찾아 도심을 헤매기도 했다.
이외에도 ‘인조이’에는 ‘조이’가 할 수 있는 활동이 정말 많이 준비 돼있다. 노래, 글 작성, 요리, 프로그래밍, 게임 플레이 등을 하면 그에 맞는 능력치가 올라가며, 레벨이 상승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게임의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플레이 타임과 연구가 요구될 것이며, 이는 찰나적인 것을 선호하는 최신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 시물레이션 장르의 마니아나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이머에게 '인조이'는 분명 플레이 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게임이다.
( 출처사이트 : 경향게임스 )